“인천공항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차 좀 잡아줘.”

AI 에이전트에게 이 한마디만 하면 끝나는 거래가 이미 있어. 이동 수단을 찾고, 차량을 예약하고, 결제까지 AI가 처리하는 방식이야. 이용자가 하는 일은 목적지를 말하고 마지막에 결제를 승인하는 것뿐이야.1

얼마 전까지 온라인 쇼핑에서 AI의 역할은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거나 가격을 비교해주는 정도였어. 그런데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계의 관심은 AI가 검색과 추천을 넘어 구매까지 대신하는 ‘에이전틱 AI 커머스’로 옮겨가고 있어.1 기존 대화형 AI는 질문에 답하면서 상품이나 구매 링크를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에이전틱 커머스에서는 AI가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 절차에도 직접 관여해.

누가 무엇을 내놨나

OpenAI는 2025년 9월 결제기업 Stripe와 함께 만든 개방형 표준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ACP)을 바탕으로 ‘인스턴트 체크아웃’을 내놨다고 밝혔어. 그런데 2026년 3월 전략을 바꿨어. 챗GPT 안에서 곧바로 결제하는 독립형 체크아웃 비중을 줄이고, 상품 탐색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돌아선 거야. 실제 구매는 판매자의 웹사이트나 앱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방향이지.

Meta가 2026년 9월 내놓은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는 다른 방식이야. 웹사이트를 직접 돌아다니며 상품을 찾고 양식을 작성하는데, 구매 직전에는 이용자 승인을 받고 결제를 진행해.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2026년 2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 베타를 내놓고 6월에는 클릭·장바구니 기록을 분석해 관심 상품을 먼저 추천하는 기능을 더했어. 네이버는 연내 일부 상품군에서 에이전트 안에서 곧바로 결제하는 기능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어 — 아직 계획 단계야.

숫자로 보면 커지는 속도는 빨라. 네이버에 따르면 2026년 8월 쇼핑 AI 에이전트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일평균 대화 수는 출시 초기인 3월의 약 5배로 늘었고, 에이전트를 거친 일평균 거래액은 같은 기간 약 4배가 됐어. 품목별로는 디지털·가전이 거래액의 40%로 가장 많았어.1

결제까지 간 사례도 이미 나왔어. 마스터카드는 2026년 3월 자사 결제 솔루션 ‘에이전트 페이’로 국내 첫 AI 에이전트 실거래를 마쳤다고 밝혔어. AI 에이전트가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호파’(hoppa)에서 이동 수단을 검색하고, 인천공항에서 광화문의 한 호텔까지 가는 차량을 예약해 결제까지 끝낸 사례야. 이게 글 맨 앞의 그 한마디야.

발표와 확인을 가르면

여기서 가려야 할 게 있어. 오픈AI의 ACP·인스턴트 체크아웃, 네이버의 연내 결제 도입 계획은 회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밝힌 것이야. 반면 오픈AI의 3월 전략 수정, 메타 뮤즈의 승인 구조, 네이버의 8월 지표, 마스터카드의 실거래는 이미 일어난 일로 확인되는 것이야. 지금 업계가 보여주는 건 “AI가 결제까지 할 수 있다”는 쪽은 이미 확인됐고, “AI가 결제까지 하게 하겠다”는 쪽은 아직 계획과 실행이 섞여 있다는 거야.

소비자는 아직 카드를 안 넘긴다

그런데 상품을 ‘골라주는’ 것과 ‘내 돈을 쓰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026년 1월 미국 소비자 3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에 구매 결정을 맡기겠다는 응답은 생활용품처럼 잘못 골라도 부담이 작은 품목에서도 11%를 넘지 않았어.2

월드페이가 미국·영국·프랑스·브라질·중국·싱가포르·호주 소비자 8천명을 조사한 결과는 조금 더 복잡해. AI 쇼핑에 관심이 있는 응답자의 80%는 결제 과정에서 AI에 어느 정도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답했어. 그런데 그중 59%는 구매할 때마다 자신이 직접 승인하고 싶다고 했어.3 역할은 맡기겠는데 최종 버튼은 내가 누르겠다는 뜻이야.

다음에 볼 것

네이버가 연내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힌 에이전트 내 즉시결제가 실제로 나오는지, 나온다면 어떤 상품군부터인지가 첫 번째 확인 지표야. 오픈AI가 3월에 축소한 독립형 체크아웃을 다시 키우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상품 탐색 중심으로 계속 가는지도 지켜볼 지점이야. 이 둘이 소비자의 “최종 승인은 내가” 쪽 응답(59%)을 흔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야.

각주

  1. 연합뉴스, 「[AI돋보기] AI가 물건 고르고 결제까지…내 카드 맡겨도 될까」(2026-10-02) 기사 ↩︎ ↩︎2 ↩︎3

  2. 가트너, 미국 소비자 322명 조사(2026년 1월) — 연합뉴스, 「[AI돋보기] AI가 물건 고르고 결제까지…내 카드 맡겨도 될까」(2026-10-02) 기사에서 재인용 ↩︎

  3. 월드페이, 7개국 소비자 8천명 조사 — 연합뉴스, 「[AI돋보기] AI가 물건 고르고 결제까지…내 카드 맡겨도 될까」(2026-10-02) 기사에서 재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