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에서 21일 열린 삼성전자 착공식의 주인공은 반도체 칩이 아니라 에어컨 설비였어.1 삼성전자가 전남광주 북구 오룡동 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광주사업장에서 착공한 건 냉난방공조(HVAC) 생산라인이야. 투자 규모는 2천400억원, 공장 건축에 1천900억원, 생산설비에 500억원을 넣는다.1
왜 반도체 회사가 에어컨 공장을 먼저 짓냐면, 반도체 팹은 온도·습도 관리가 생산 그 자체이기 때문이야. 제조장비에서 나오는 열을 잡고 클린룸 내부를 정밀하게 유지해야 웨이퍼가 불량 없이 나온다. 이번 HVAC 생산시설은 삼성전자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지을 반도체 팹과 바로 연결되는 설비다.1 팹보다 냉각 설비가 먼저 착공한 건, 팹을 돌리려면 냉각부터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이 착공식은 숫자로 봐도 상징적이야. 1989년 광주사업장이 들어선 이후 삼성전자가 이 지역에 한 투자 중 가장 크고, 애초에 삼성전자의 첫 호남 반도체 투자이기도 해.1 가동 목표는 2028년 상반기, 새로 고용할 인원은 약 300명으로 잡혀 있다.1
425조원짜리 계획의 첫 삽
이번 착공이 작아 보여도 배경은 훨씬 크다. 삼성은 지난 6월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중 약 400조원을 들여 광주에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짓겠다고 밝혔어.1 여기에 SK하이닉스의 팹 2기 건설 계획까지 더하면 두 회사가 호남에 쏟을 돈은 800조원까지 늘어난다.1
이번 HVAC 착공식은 그 425조원짜리 계획이 발표문에서 공사 현장으로 넘어간 첫 장면인 셈이야. 팹 자체는 아직인데, 팹을 돌리는 데 필수인 냉각 설비부터 먼저 시작했다는 건 계획이 서류가 아니라 실제 일정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다.
앰코의 폐수 문제가 왜 같이 풀렸나
같은 날 같이 알려진 소식이 하나 더 있어. 반도체 후공정(패키징)을 전문으로 하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광주공장을 증설하는 데 걸림돌이던 폐수처리 문제가 풀렸다는 거야.1 앰코는 광주공장에 1조원을 투자해 유휴부지에 생산시설 6개 동을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증설로 생기는 하루 3천500여톤의 폐수를 처리할 방법이 선결 과제였다.1 전남광주시와 장성군이 이 폐수를 광주 제1하수처리장과 연계해 처리하기로 하면서 이 문제가 풀렸어.1
앰코가 하는 후공정은 팹에서 나온 웨이퍼를 칩으로 잘라 외부 충격과 열로부터 보호하고, 실제 제품에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공정이야.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만드는 웨이퍼(전공정)와 앰코가 맡는 패키징(후공정)이 같은 지역에 모이면, 팹에서 나온 웨이퍼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지 않고 그 자리에서 완성품까지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생산은 연구개발·설계로 시작해 소재 공급, 전공정, 웨이퍼 생산·검사, 패키징, 테스트, 출하까지 이어지는 긴 사슬이야. 이 사슬을 한 지역 안에서 끊지 않고 이으려면 팹 근처에 소재·부품·장비 업체, 장비 유지·보수 시설, 실증센터, 연구소까지 함께 있어야 한다. 삼성·SK하이닉스의 팹과 앰코의 패키징 공장이 같은 광주에 자리 잡는다는 건, 이 사슬의 앞과 뒤를 같은 지역에서 채우기 시작했다는 뜻이야.
호남 통합시 관계자는 “반도체 팹이 들어서고 관련 생산 기업들이 뒤따르면 전공정과 후공정, 테스트, 연구 등까지 연결되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며 “전력, 용수 등 기반 시설을 잘 준비하고 행정 절차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1
지금 확인된 건 HVAC 착공과 앰코 폐수처리 해법, 이 두 가지뿐이야. 400조원 규모 팹 2기와 SK하이닉스 팹의 실제 착공 시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다음으로 볼 건 삼성 반도체 팹 자체의 착공 발표와 SK하이닉스 팹 계획의 구체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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