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37만4500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기록했어. 그리고 그달 말 기준 반기보고서에 소액주주가 797만1242명으로 잡혔어. 역대 최대고, 지난해 말과 견주면 반년 만에 약 377만명이 늘어난 숫자야. 지금 시장이 읽는 이야기는 익숙해 —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사이클의 승자가 됐고 그래서 사람이 몰렸다는 것.
그런데 같은 회사가 낸 사업보고서에는 이 이야기와 안 맞는 숫자가 하나 있어. 삼성전자의 DRAM 글로벌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2025년 34.0%로 오히려 전년 41.5%보다 낮아졌어. 점유율은 내렸는데 2026년 상반기 DS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4.7% 늘었지. 이번 실적을 만든 건 삼성전자가 이겨서 가져온 물량이 아니라, 아무도 충분히 못 만들어서 오른 가격이야. 그래서 내 주장은 이거야. 지금 짓고 있는 팹들이 제때 서서 공급 제약이 풀리는 순간, 삼성전자 실적도 이번 사이클의 정점을 지난다.
왜 지금인가
이 주장을 지금 세우는 건, 사슬의 양쪽 끝이 최근 2주 안에 같이 확인됐기 때문이야. 한쪽 끝에서는 반기보고서가 성장의 출처와 주주 구성을 동시에 드러냈고, 다른 쪽 끝에서는 한국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짓고 있는 새 팹 건설 현장이 지연되고 있어. 그리고 그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하나에 반도체 업종이 8% 뛰는 하루가 끼어 있었어. 세 조각을 따로 보면 각각 뉴스지만, 순서대로 놓으면 하나의 사슬이야.
아래 두 칸은 위 세 칸이 만든 결과인데, 위 세 칸은 삼성전자가 정하지 못해.
통념은 증설을 호재로 읽는다
통념은 단순해. 증설은 호재고, 대형 계약은 호재고, 시설투자는 미래다. 실제로 뉴스 흐름도 그렇게 흘러. 삼성전자는 2026년 상반기에 시설투자로 28.0조원을 썼고, 같은 기간 브로드컴과 메모리·파운드리 기술 전반의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를 발표했어. 협력 규모는 2030년까지 5년간 메모리·파운드리 합산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돼.
그런데 이번 이익을 만든 구조에 대고 보면 방향이 반대야. 2025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은 낮은 재고와 공급 제약 속에서 HBM 판매를 확대했어. 이익의 출처가 부족 그 자체라는 뜻이지. 부족을 없애는 일이 증설이고, 증설이 끝나는 시점이 이 이익 구조가 끝나는 시점이야. 시설투자 28.0조원과 브로드컴 협력은 다음 사이클의 자리를 사는 일이지, 이번 반기 이익을 지켜주는 일이 아니야. 통념은 이 둘을 같은 호재 칸에 넣어 두고 있어.
근거
성장의 출처는 물량이 아니라 가격이다. 2026년 상반기 삼성전자 매출은 305조 3,729억원이고 이 중 68.5%가 DS부문에서 나왔어.1 DS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4.7% 늘었지.1 같은 기간 메모리 평균판매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220% 올랐어.1 그런데 DRAM 매출 점유율은 2025년 34.0%로 전년 41.5%보다 낮아졌어.2 회사가 시장에서 차지한 몫은 줄었는데 매출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는 건, 이 성장이 경쟁에서 이긴 결과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가격이 오른 결과라는 뜻이야. 삼성전자 뿌리에도 같은 대비를 적어 뒀어.
그 가격을 떠받치는 건 아직 서지 않은 공장이다. 지금 메모리 3사의 물량은 이미 잠겨 있어. SK하이닉스는 2026년 HBM·DRAM·NAND 생산을 연초 전에 다 팔았고, 마이크론도 2025·2026년 HBM 물량을 연초 전에 완판했어. 새 물량이 나오려면 새 팹이 서야 하는데, 그 공사가 지금 밀리고 있어. 레미콘 운송 노조 파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팹 건설 현장이 지연되고 있고, 팹에 들어가는 콘크리트는 현장까지 나르는 일이 파업 중인 노조에 크게 의존해서 공급이 끊기면 공사가 통째로 멈출 수 있어. 이 사정은 AI 반도체를 막아선 건 최첨단 장비가 아니라 콘크리트였다에 더 적혀 있어.
여기서 같은 사실이 두 회사에 반대로 걸린다는 게 이 글의 요점이야. 2026년 물량을 다 판 SK하이닉스의 다음 위험은 팹 공사 일정이다에서 나는 공사 지연이 SK하이닉스의 물량 확대를 막는 위험이라고 봤어. 삼성전자 쪽에서는 같은 지연이 지금 이익을 만들어 주고 있어. 물량을 못 늘린다는 것과 가격이 안 꺾인다는 것은 한 사건의 앞뒤 면이거든. 그 인사이트에도 이미 적어 뒀듯이, 가격 환경이 눌리면 완판은 물량 얘기일 뿐이고 실적은 가격에서 먼저 깎여.
이 가격은 기대에 아주 민감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낸 날, 나스닥은 2.8% 올랐는데 반도체 업종은 8% 급등했고 SK하이닉스 ADR은 17% 폭등했어. 실적표 한 줄이 공급망 전체의 가격을 하루 만에 다시 매긴 거야. 그날의 반응을 지켜본 쪽도 이 급등이 이미 상당한 기대를 앞당겨 반영한 가격이고,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건 감탄이 아니라 출하량·수율·고객사 발주 지속성이라고 지적했어. 하루 만에 이만큼 움직이는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도 그만큼 움직여. 자세한 하루의 기록은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하나에 SK하이닉스 ADR이 17% 뛴 이유에 있어.
그리고 그 가격을 산 사람들이 바뀌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반기보고서 기준 797만1242명으로 역대 최대고, 지난해 말 419만5927명에서 반년 만에 약 377만명이 늘었어. 전체 발행주식 중 소액주주 보유 비중은 66.24%야. 유입 시점이 중요해 — 삼성전자는 6월 19일 장중 37만4500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기록했고, 두 회사 모두 6월 안에 최고가를 찍고 나서 그달 말 기준으로 소액주주 수가 이렇게 집계됐어. 즉 이 층은 가격이 이미 오른 것을 확인하고 들어온 층이야.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뒤에야 반도체 소액주주가 몰렸다에서 봤듯이, 개인투자자 비중이 커진 만큼 주가가 흔들릴 때 그 변동폭도 예전보다 커질 수 있어.
네 조각을 순서대로 세우면 하나의 문장이 돼. 부족이 가격을 만들었고, 가격이 실적을 만들었고, 실적이 주가를 만들었고, 주가가 주주를 불렀어. 이 사슬은 맨 위 칸에서부터 풀려.
9월의 두 급락일에 주주층이 선 자리
8월에 나는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이 나오면, 최고가 뒤에 들어온 개인 주주층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고 적어 뒀어. 9월 말에 다시 보니 그 카드는 9월을 기다리지 않았어.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뒤 8월 20일부터 매 거래일 약 65만주씩 장내 매수를 이어가고 있었어. 같은 주에 삼성전자는 30조원 규모 특별배당 계획을 발표했지. 두 회사의 카드는 배당으로 코스피를 5% 올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남은 카드는 실적뿐이다에서 따로 셌어.
그래서 주주층의 반응은 발표일이 아니라 그 뒤의 급락일에서 봐야 했고, 9월에는 그런 날이 두 번 있었어. 9월 2일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1조9094억원, 기관이 2조434억원을 각각 순매도했어. 반대로 개인은 2조3023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 그날 삼성전자는 4.02% 내린 25만500원, SK하이닉스는 4.73% 떨어진 161만3000원에 마감했어. 그날의 기록은 미-이란이 다시 붙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4% 빠졌다에 있어.
추석 연휴 뒤인 9월 28일에도 모양이 같았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2,38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1조175억원을 팔았는데 개인만 2조6천억원을 사들였어. 삼성전자는 5.43% 내려 27만원에, SK하이닉스는 5.05% 내려 176만8천원에 마감했지.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 1위와 2위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어. 그날의 기록은 연휴 동안 튄 미국 국채금리가 코스피를 2.7% 끌어내렸다에 있어.
두 날에 내가 8월에 걱정한 모양은 나오지 않았어. 늘어난 개인 주주층이 먼저 던져 낙폭을 키운 게 아니라,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을 개인이 받았어. 다만 개인 순매수는 코스피 전체 금액이라, 두 종목에서 개인이 얼마를 샀는지는 이 자료로 확인되지 않아. 그런데도 두 종목은 4~5%씩 빠졌어. 개인이 사도 그날의 가격은 파는 쪽이 정했다는 뜻이야.
그리고 두 날 모두 원인으로 꼽힌 건 메모리 공급이 아니라 사슬 바깥의 소식이었어. 9월 2일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반 급등한 날이었어. 9월 28일은 미국채 금리 급등 부담에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사업 지연 소식까지 더해져 투자심리가 위축된 날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하나에 반도체 업종이 8% 뛴 것과 같은 민감도가,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나타난 거야.
이 두 날은 내 주장을 판정하지 않아. 내 주장은 실적의 정점에 관한 것이고, 9월의 두 날은 실적이 아니라 주가가 바깥 소식에 흔들린 날이야. 다만 주주층에 대한 설명은 고쳐 적어 둬 — 이 층은 가격을 흔드는 쪽이 아니라 흔들린 가격을 받아내는 쪽이었어. 그리고 받아내는 자리에 개인만 있던 것도 아니야. 애초 두 회사 다 11월 하순까지 자사주 매입을 잡아뒀는데, 지금 속도라면 10월 중순이면 물량이 바닥난다는 관측이 나와. 매입이 끝나고 나면 그 자리를 대신 채워줄 수급 주체가 마땅치 않다는 게 증권가 일각의 우려야. 집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다음달 중순 끝난다에 있어.
이 주장이 틀리는 조건
가장 정직한 반론은 물량이 따라오는 경우야. 삼성전자가 가격이 아니라 자기 몫으로 버는 회사가 되면 이 주장은 약해져. 시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단순한 메모리 회복보다 HBM 경쟁력과 고객사 인증 속도를 더 엄격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는데, 뒤집으면 그 인증이 실제로 통과되는 순간 삼성전자의 이익 근거가 가격에서 자리로 옮겨간다는 뜻이야. 기술 쪽 재료도 그 방향으로 쌓이고 있어 — 포스텍과 삼성전자는 8월 7일 낸드 채널의 결정 방향을 제어하는 기술을 발표했어(포스텍·삼성전자, 155단 낸드 채널에 결정 방향을 새겼다).
둘째, 사슬의 첫 칸이 애초에 비어 있을 수 있어. 파업으로 인한 지연이 실제로 몇 주가 밀린 건지, 어느 라인이 영향을 받는지는 원문 자료도 확인해주지 않아. 몇 주로 끝나면 이건 공급 제약이 아니라 소음이고, 그러면 가격을 떠받치는 건 공사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야.
셋째, 지연이 마냥 이득도 아니야. 구글이 차세대 AI 칩 제조 일부를 삼성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있고 배경에는 TSMC의 생산 여력이 빠듯해진 사정이 있는데, 공사가 늦어지면 이 기회를 잡을 여력도 같이 줄어. 지연은 가격을 지켜주는 대신 자리를 깎아. 그래서 이 주장은 “공사가 늦을수록 좋다”가 아니라 “이번 이익의 출처가 부족이라는 걸 잊지 말자”에 가까워.
다음 확인 지표
점유율. 2027년 상반기까지 나올 2026년 연간 기준 자료에서 삼성전자 DRAM 매출 점유율이 34.0%보다 올라오면, 성장의 출처가 가격만은 아니게 되고 이 주장은 약해져. 34.0% 아래에 머무는데 DS부문 매출만 계속 늘면 이 주장은 강해져.
공사 일정. 2027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신규 팹 완공이나 양산 개시 시점을 앞당긴다고 밝히면, 공급 제약이 풀리는 쪽으로 시계가 도는 거야. 반대로 완공 시점을 뒤로 미룬다고 밝히면 이번 이익 구조는 한 해 더 간다.
매입 종료 뒤의 첫 급락일. 10월 중순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2026년 12월 31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파는 첫 급락일의 두 종목 낙폭을 9월 2일·28일의 4~5%와 견줘. 매입 없이도 개인이 물량을 받아 낙폭이 그 안에 머물면, 늘어난 주주층은 충격을 받아내는 층이라는 게 한 번 더 확인돼. 낙폭이 눈에 띄게 커지면 매입이 받치던 몫이 빠진 만큼 최고가 뒤에 들어온 층이 그 충격을 더 세게 겪는다는 내 설명이 맞아 들어가.
판단 고지
이 글은 개인 판단 기록이고 투자 추천이 아니다. 특정 종목을 사거나 팔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번 실적이 무엇 위에 서 있고 무엇을 보면 이 판단이 판정되는지를 적어 둔 거야.
남은 질문들
- 삼성전자 DS부문 안에서 메모리 사업부 단독 이익은 얼마고, 그중 얼마가 가격이고 얼마가 물량인가.
- 삼성전자 신규 팹의 실제 양산 개시 시점은 언제이고, 파업으로 몇 주가 밀렸나.
- 브로드컴 협력이 실제 양산 계약으로 구체화되면 삼성전자 이익의 출처는 가격에서 얼마나 옮겨가나.
- 9월 2일과 28일, 두 종목만 떼어 보면 개인은 얼마를 샀나.
- 10월 중순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외국인이 파는 날 그 물량을 받는 주체는 여전히 개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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