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방류수가 흘러드는 죽당천에서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농도를 재봤는데,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관개용수 권고치를 넘는 걸로 나왔어. 그래서 정부에 이 두 항목의 자체 기준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지.
이 조사를 지금 하는 이유가 있어. 용인에 짓고 있는 SK하이닉스 공장의 방류수는 내년(2027년) 2월부터 고삼저수지로 흘러들어갈 예정인데, 거기엔 아직 염소이온·황산이온 관리 기준이 없어. 경기도는 먼저 가동 중인 이천 공장의 방류수가 섞인 하천을 재서, 용인 공장이 가동하면 고삼저수지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미리 가늠해보려는 거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올해 8월 26일, 9월 2일, 9월 3일 세 차례에 걸쳐 죽당천 수질을 조사했어.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처럼 기준이 이미 있는 9개 항목은 전부 국내 하천 수질기준보다 낮아 문제가 없었어. 그런데 염소이온과 황산이온만 방류수가 섞이지 않은 인근 복하천보다 뚜렷하게 높았지.
구체적으로 보면, 방류구에서 0.4km 떨어진 지점의 염소이온 평균농도는 731mg/L, 황산이온은 1,561mg/L였어. 1.9km 지점에서는 염소이온 639mg/L·황산이온 1,338mg/L, 7.4km 지점에서는 염소이온 513mg/L·황산이온 1,060mg/L로, 하류로 멀어질수록 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어. 그래도 비교 대상인 복하천(염소이온 71mg/L, 황산이온 32mg/L)에는 한참 못 미쳤지 — 가장 낮게 측정된 7.4km 지점도 복하천보다 7~33배 높아.
기준이 왜 이렇게 애매한지도 짚을 만해. 한국은 먹는물에 대해서는 염소이온 250mg/L 이하, 황산이온 200mg/L 이하라는 기준이 있어. 하지만 하천을 농업용수로 쓸 때는 국내 기준 자체가 없어. FAO가 관개용수 평가 지침에서 제시하는 통상 범위는 염소이온 355mg/L, 황산이온 0~960mg/L인데, 죽당천의 측정치는 이 범위를 넘는 구간이 있었던 거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 직무대리 문희천은 “현재 방류 기준이 없는데 죽당천과 동일한 수준의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이 내년 2월부터 고삼저수지로 유입된다면 이에 대비한 연구와 실효적인 방류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어. 경기도는 이 결과를 토대로 염소이온·황산이온 관리기준과 허가배출기준 설정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건의했고, 고삼저수지와 주변 하천 수질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어.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반도체 공장의 수자원 관리를 압박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어.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7월 16일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처럼 공정수 재사용률을 높여야 한다. 공공이 용수를 공급하는 만큼 기업도 폐수 감축과 재이용 기술 개발·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용인 반도체 공정수 활용비율을 높이고 폐수 방류량을 줄이도록 행정지도한 바 있어.
지금 나온 건 기준을 만들어달라는 “건의” 단계고, 아직 염소이온·황산이온에 대한 법정 배출 기준은 없어. 앞으로 지켜볼 건 두 가지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 건의를 받아 실제 허가배출기준을 만드는지, 그리고 용인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2027년 2월 전까지 고삼저수지 대책이 마련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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