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어느 나라와 무역적자를 크게 내면, 그 나라 돈이 미국으로 많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기 쉬워. 적자만큼 달러가 상대국에 쌓이고, 그 달러가 다시 미국 국채나 주식을 사러 돌아온다는 그림이야.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 Cody Kallen과 Alexandra Tabova가 2026년 10월 9일 낸 FEDS Note는 이 그림이 틀렸다고 말해.1 2003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의 교역상대국 21곳을 놓고 양자 경상계정(무역)과 금융계정(자본유입) 사이의 관계를 계산했더니, 상관계수가 달러 기준 0.078, GDP 대비 기준으로는 0.004가 나왔다.1 거의 무관하다는 뜻이야.

가장 분명한 사례가 중국이야. 미국은 중국과 수십 년째 크고 꾸준한 무역적자를 내고 있지만, 그 적자가 중국으로부터 일관된 순금융유입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다.1 중국의 미국 투자는 국채에 몰려 있고 직접투자·주식·회사채는 많지 않은데, 그나마 국채 보유 비중도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늘다가 이후 계속 줄었어.1

적자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전체로 메워진다

저자들이 짚는 이유는 간단해. 경상수지 적자와 금융계정 흑자는 전체 합계로는 반드시 균형을 맞추지만, 이 균형이 나라 한 쌍끼리 맞아떨어질 필요는 없다는 거야.1 미국이 한 나라에 낸 적자는 그 나라가 아니라 전혀 다른 제3의 나라, 혹은 금융센터를 거친 복잡한 경로로 메워진다.1

그래서 저자들은 양자 무역적자 하나를 줄이는 정책이 미국 전체의 대외불균형이나 그에 딸린 해외자금조달을 줄인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짓는다.1 이건 저자들의 해석이지 통계 자체가 증명하는 값은 아니야 — 숫자가 보여주는 건 상관계수뿐이고, 정책 효과에 대한 판단은 그 숫자 위에 얹은 저자들의 주장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돈이 누구 돈인지는 지역마다 다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투자의 성격은 나라마다 꽤 다르게 생겼어. 유럽은 역사적으로 미국 직접투자의 주요 원천이고 주식·회사채도 많이 들고 있어. 일본과 캐나다도 미국 주식·회사채에 적극적이고, 일본은 특히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야.1 반면 석유·가스 수출로 큰 경상흑자를 내는 중동 국가들은 의외로 미국 자산 보유량이 적은데, 저자들은 투자금이 금융센터를 거쳐 들어오거나 다른 지역에 더 많이 배분됐을 가능성을 든다.1

전체 그림에서도 총유입과 총유출이 경상적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드러나. 미국이 외국에서 받는 투자(총유입)와 미국이 해외에 하는 투자(총유출)의 차이가 순금융유입인데, 이 두 총량 자체가 적자 규모보다 몇 배는 커.1 자금 조달 방식도 시기마다 바뀌어 왔다 —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중반 적자는 주로 외국 정부의 미 국채 매입으로 메워졌고, 1980년대와 닷컴 붐기, 2015년 이후는 민간자본이 그 역할을 했다.1

장부 자체도 최근에 크게 고쳐졌다

순국제투자위치(NIIP) 숫자도 최근에 손을 봤어. 2026년 6월 미 경제분석국(BEA)이 측정 방법을 바꾸면서 미국의 대외직접투자 부채 시가평가를 대폭 낮췄고, 그 결과 순직접투자 포지션이 5.6조 달러, GDP의 18.7%만큼 올라갔다.1 옛 시가평가 방식에서는 이 포지션이 상당한 음수로 잡혔는데, 역사적 원가나 현재원가로 계산하면 원래 소폭 양수였다는 게 새 방법론의 설명이다.1

아직 모르는 것

이 노트는 상관관계 하나를 숫자로 보여줄 뿐, 그 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의 금융센터를 거쳐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설명하지 않아. 양자 무역 불균형 하나를 겨냥한 정책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도 이 노트의 범위 밖이다. 다음에 비슷한 정책 논쟁이 나올 때, 상대국 하나의 무역적자 숫자가 아니라 전체 경상계정과 금융계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는 정도가 이 노트가 남기는 손잡이야.

각주

  1. Cody Kallen, Alexandra Tabova, 「Beyond the Current Account: U.S. Financial Flows and Global Imbalances」, FEDS Notes,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2026-10-09) 원문 ↩︎ ↩︎2 ↩︎3 ↩︎4 ↩︎5 ↩︎6 ↩︎7 ↩︎8 ↩︎9 ↩︎10 ↩︎1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