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로 말하면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조달하는 통화를 빌려 더 높은 수익률의 자산이 있는 통화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교차통화 포지션이야.1 최근 몇 년간 다른 통화 대비 낮았던 일본 엔화 금리가 엔화를 이 조달통화로 즐겨 쓰이게 만들었고, 그래서 이 거래를 흔히 엔 캐리 트레이드라고 불러.1 빌린 돈으로 베팅하는 구조라, 청산이 시작되면 조달통화(주로 엔화)가 급격히 절상되고 투자통화·위험자산이 동시에 흔들려.1
엔이 조달통화가 되는 이유, 그리고 통계로는 왜 안 잡히나
거래를 실제로 짜는 방법은 두 갈래야. 교과서적인 방식은 조달통화를 빌려 현물로 팔고 그 돈으로 대상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거고, 이건 은행 대출 같은 부채로 그대로 기록돼.1 헤지펀드 등이 더 흔히 쓰는 방식은 FX 선물환·스왑·옵션 같은 파생상품으로 조달통화의 미결제 선도지급 의무를 만드는 거야.1
파생상품 방식은 조달통화를 대차대조표에 빌린 것으로 남기지 않아도 되니까, 통계로 이 거래를 추적하기가 어려워.1 BIS 스스로도 캐리 트레이드 전체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인정하는데, 2024년 8월 사태 직전 시점의 FX 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온·오프 밸런스시트 추정을 종합해 대략 40조 엔(2,500억 달러) 안팎으로 잡으면서도 데이터 공백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어.2
왜 중요한가
엔 캐리 트레이드가 걸려 있는 자리는 일본의 통화정책 하나가 아니라 전 세계 위험자산과 신흥국 통화 시장이야. 2024년 8월 청산은 헤지펀드 포지션이 몰려 있던 자산군을 중심으로 전 세계 자산군에 걸친 광범위한 매도세와 동시에 일어났고,1 조달통화 금리가 낮게 유지되는 동안 쌓인 레버리지 포지션이 정책 변화 한 번에 여러 자산군으로 동시에 충격을 옮긴다는 걸 보여줬어.
BIS는 이 사건을 경기순응적(procyclical) 디레버리징과 마진콜 증가가 변동성을 증폭시킨 사례로 보면서도, 이런 변동성 증폭을 낳는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이 정책 당국의 지속적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짚었어.2
실제 예시 — 2024년 8월 캐리 트레이드 청산
2024년 8월 2일 금요일,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투자자들이 크게 반응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갔어.1 그다음 월요일인 8월 5일에는 일본이 격변의 진앙이 됐어 — 엔화가 추가로 절상되고 주식시장이 매도세를 보였고, 이 충격이 전 세계로 번지며 VIX가 급등했어.1 매도세는 더 번져서 TOPIX 은행지수는 40년 역사상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고, VIX는 장중 한때 60을 넘었다가 40 아래로 마감했어.1
이 사태에 들어갈 당시 멀티전략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전통적 기준으로 4대1, 파생상품을 통한 합성 레버리지까지 감안하면 14대1에 달했어.1 그럼에도 이 기간 주요 펀드 파산은 보고되지 않았는데, 헤지펀드들이 마진콜에 대응할 버퍼와 수익 중인 다른 포지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야.1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조달통화, 특히 엔화의 급격하지만 단기적인 절상과 멕시코 페소 등 신흥국 통화의 절하를 일으켰어.1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고금리 신흥국 통화들이 절하됐고, 멕시코 페소·브라질 헤알처럼 캐리 트레이더들이 즐겨 찾던 투자통화들이 위험회피 국면에서 함께 흔들렸어.1 반대로 역외 위안화(CNH)는 절하되지 않고 엔화·스위스프랑 같은 전통적인 캐리 트레이드 조달통화처럼 절상됐어.1
아시아 증시도 크게 흔들렸어. MSCI AC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2023년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고, 대만 자취(Taiex) 지수는 30년 만에 최대 낙폭을, 한국 코스피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락을 겪었어.1
이 사건 배경에는 몇 년간 쌓인 엔화 표시 포지션이 있어. 일본 밖 비은행 차입자에 대한 은행의 엔화 표시 채권은 2024년 1분기 8,800억 달러(133조 엔)에 달해 2021년 4분기 110조 엔에서 늘었고, 엔화 대출 잔액도 2021년 2분기 2,280억 달러(25조 엔)에서 2024년 1분기 2,710억 달러(41조 엔)로 늘었어.1 엔화가 한쪽에 걸린 FX 스왑·선도·통화스왑의 미결제 명목가치는 2023년 말 14조2,000억 달러(1,994조 엔)로 커져 2021년 말 대비 엔화 기준 27% 늘었고, 순 엔화 공급 측정치도 2021년 말부터 2024년 1분기 사이 66조 엔(4,350억 달러) 늘면서 엔화 절하 및 캐리 트레이드 유인 증가와 함께 나타났어.1
그럼에도 시장은 초기 충격 이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변동성도 잦아들었어.2
2026년 9월 기준으로 일본 10년 국채 금리는 한때 3%를 돌파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어.3 9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미국발 긴축 경계가 커지는 가운데 최종금리가 2%를 웃돌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고, BOJ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이를 뒷받침했어.3 8월 한 달만 놓고 보면 금리 상승 기여도는 불확실성(기간 프리미엄)보다 단기금리 기대경로 쪽이 더 컸어.3 조달통화 금리가 오르면 캐리 트레이드의 금리차 유인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이므로, 이 금리 경로가 캐리 트레이드 규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계속 확인해 볼 지점이야.
헷갈리지 말아야 할 점
“캐리 트레이드가 풀리면 신흥국 통화는 다 같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워. 그런데 2024년 8월 사태에서 역외 위안화(CNH)는 오히려 엔화·스위스프랑처럼 절상됐어.1 캐리 트레이드에서 어떤 통화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는 ‘신흥국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통화가 이번 국면에서 조달통화 역할을 했는지 투자통화 역할을 했는지에 달려 있어.
캐리 트레이드의 전체 규모는 통계로 정확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워. 실제로는 헤지펀드 등이 주로 쓰는 파생상품 방식이 대차대조표에 남지 않아서 통계로 추적하기 어렵고,1 BIS도 2024년 8월 사태 직전 규모를 대략 40조 엔 안팎으로만 추산하면서 데이터 공백 때문에 실제론 더 클 수 있다고 인정했어.2 캐리 트레이드 관련 숫자를 볼 때는 늘 ‘이건 추정치’라는 걸 염두에 둬야 해.
대형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곧 금융위기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쉬워. 2024년 8월 사태에서 레버리지 비율이 높았던 멀티전략 헤지펀드들조차 마진콜에 대응할 버퍼를 갖고 있어서 주요 펀드 파산은 보고되지 않았어.1 다만 BIS는 이런 변동성 증폭을 낳는 시스템의 구조적 특성이 정책 당국의 지속적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도 짚었어 — 이번에 무사히 넘겼다는 것이 구조적 취약성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야.2
이어서 읽기
캐리 트레이드의 조달통화 금리를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은 미국 통화정책이야.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캐리 트레이드의 유인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궁금하면 연방준비제도 페이지에서 이어 볼 수 있어.
남은 질문들
- BIS 통계가 파생상품 위주의 캐리 트레이드를 여전히 다 잡지 못한다면, 2024년 8월 이후 쌓인 포지션의 실제 규모는 얼마나 될까?
- 2026년 하반기 BOJ의 추가 긴축이 실제로 단행되면, 그 폭과 속도가 2024년 8월과 같은 급격한 청산을 다시 촉발할 조건에 해당하는지는 무엇을 보면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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