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UN 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린란드 총리 Jens-Frederik Nielsen, 덴마크 총리 Mette Frederiksen이 그린란드 방위를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했어. 이 협정은 미국에 북극 군사태세를 늘릴 유연성을 주고, 그린란드가 나중에 독립하더라도 NATO에 묶어 두고, 미국의 적대국을 섬에서 배제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영토의 안보와 그 밖의 모든 필요에 대한 영구적 통제권”을 준다고 했어.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도 비슷한 취지로 미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영구적이고 완전하게 해소했다고 말했지. 그런데 이 협정, 정말 “영구적 통제”라고 부를 만한 걸까? CSIS의 평가는 다르게 갈려1.

협정이 실제로 바꾸는 것

미국의 그린란드 권리는 원래 1951년 미국-덴마크 간 그린란드 방위 협정에서 나와. 이 협정으로 냉전기엔 17개 시설에 1만 명 넘는 미군이 주둔했었어.

새 협정이 더하는 건 크게 세 가지야. 먼저 접근권 — Narsarsuaq·Mestersvig 두 곳에 새 방위구역을 지정하고, Pituffik 우주기지의 확장·현대화를 허용하고, 그린란드 해역에서 미국의 수중 접근권을 명시해. 다음은 기간 — 1951년 협정은 NATO 조약이 살아 있는 동안만 유효했는데, 새 협정은 종료 시점이 없고 그린란드가 독립해도 그대로 적용돼. 마지막은 투자 심사권 — NATO·NATO 파트너·EU 소속이 아닌 주체의 그린란드 전략부문 투자를 미국이 심사할 공식 역할을 갖게 됐고, 세 서명국이 모두 동의하지 않으면 비NATO 군사시설도 들어올 수 없어.

막겠다는 적대국은 원래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협정은 미국의 적대국을 그린란드에서 배제한다고 했는데, 정작 그린란드 주변에서 중국·러시아의 군사활동은 거의 없었어. 덴마크는 2016년에 이미 중국의 옛 해군기지 Grønnedal 인수 시도를 거부했고, 2년 뒤에는 미국과 공조해 중국의 그린란드 공항 확장 참여 시도까지 막아냈거든.

중국·러시아가 실제로 움직인 곳은 그린란드가 아니라 다른 북극 지역이야. 두 나라의 전략폭격기는 2024년 7월 알래스카 인근에서 첫 공동초계를 했고, 그해 가을엔 해안경비대도 북극에서 첫 공동초계를 했어. 러시아 북극해항로를 지나는 중국 컨테이너 운항도 2023년 이후 두 배로 늘어 2025년엔 14회로 최고치를 찍었어. 다시 말해 이번 협정이 막아선 위협은 그린란드에서 실제로 벌어지던 일이 아니라, 북극의 다른 구역에서 벌어지던 일이야.

청구서는 유럽이 받았다

협정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미국이 치른 비용은 작지 않아. 덴마크 공영방송이 2026년 1월에 돌린 여론조사에서 덴마크인의 60%가 미국을 적대국으로 봤고, 동맹국으로 본 사람은 17%뿐이었어. 같은 해 3월에는 덴마크가 프랑스의 제안을 받아 다른 7개 유럽국과 함께 핵억지 전략협력을 심화하기로 했고.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파병한 8개 유럽국에 관세 확대를 위협하자, 유럽의회는 미-EU 무역협정 승인을 동결했고 EU는 원래 중국의 경제강압에 대응하려고 만든 반강압수단(Anti-Coercion Instrument) 발동까지 논의했어. 그 압박에 트럼프는 결국 관세 위협을 접었고, 며칠 뒤 다보스에서는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했어. 미-EU 상품 교역은 2025년 9,000억 유로를 넘길 만큼 여전히 크지만, 그린란드 위기 이후 EU는 오랫동안 묶여 있던 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인도와도 자유무역협정을 맺었어.

덴마크·그린란드는 밑지지 않았다

그린란드가 받는 덴마크의 연간 블록 교부금은 그린란드 공공부문 수입의 절반이 넘어. 독립의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지를 내주고 투자 제한을 받아들이는 정도로 위기를 끝낸 건 코펜하겐·누크 입장에서는 주권을 거의 양보하지 않고 빠져나온 결과에 가까워.

CSIS 분석가 Otto Svendsen의 결론도 같은 방향이야. 협정 자체는 내용상 타당하지만 강압 없이도 얻을 수 있었던 조건이었고, 워싱턴이 얻은 이득은 마진적이라는 거지. 반면 진짜 외교적 승자는 코펜하겐과 누크라고 봐.

덴마크 여론이 미국을 적대국으로 보고, 덴마크가 프랑스 핵우산 쪽으로 움직이고, EU가 미국 아닌 다른 무역 상대를 늘리는 쪽으로 간 걸 보면, 워싱턴이 이번에 산 건 원래 거의 공짜로 받을 수 있었던 조건을 비싼 값에 다시 산 쪽에 더 가까워 보여.

각주

  1. CSIS, Otto Svendsen, 「Trump’s Greenland Deal: Modest Gains, Lasting Costs」(2026-10-02)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