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AI기본법 지원 데스크’에 이달까지 쌓인 온라인 상담은 461건이야. 그중 212건, 거의 절반이 AI 생성물 표시 의무(투명성 확보 의무) 이행 방법을 묻는 내용이었어.1

AI기본법이 시행된 지 8개월이 지났고 세부 가이드라인도 이미 나왔어. 그런데도 기업 현장에서는 워터마크를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 어떤 AI를 ‘고영향 AI’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어.1

워터마크는 붙였는데, 그다음엔 뭘 하지

과기정통부 가이드라인을 보면 AI 사업자는 AI 생성 사실을 표시할 때 가시적 방법과 비가시적 방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 그런데 기계 판독용 메타데이터 같은 비가시적 방법을 택하면, 거기서 끝이 아니야. 문구나 음성으로 “이건 AI가 만들었다”는 걸 최소 한 번은 따로 안내해야 해.1

비가시적 워터마크를 쓰는 이유가 애초에 화면이나 소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결국 별도 고지가 또 붙는 셈이지. 법조계 관계자는 이 지점이 법과 가이드라인이 어긋나는 자리라고 짚었어. AI기본법 자체에는 워터마크를 표시할 주체를 ‘AI 사업자’로만 정해놨을 뿐, 방법을 가시적·비가시적으로 나누는 규정은 없거든. 그 구분은 가이드라인에만 있어.1

같은 관계자는 표시 의무를 지금처럼 AI 모델을 가져다 쓰는 사업자가 아니라, 비가시적 워터마크를 기술적으로 심을 수 있는 AI 모델 개발사에 지우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어.1 실제로 국회에서는 AI 생성물 표시 의무를 모델 개발사와 이용 사업자의 역할에 따라 나누는 AI기본법 개정안이 소관 위원회에서 심사 중이야.1

‘중대한 영향’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아무도 확정하지 않았다

지원 데스크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문의(117건)는 고영향 AI 판단 문의였어.1 AI기본법 제2조는 고영향 AI를 가릴 핵심 요건으로 ‘중대한 영향’을 두는데, 이 범위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선지원 교수는 이 부분이 관점에 따라 판단이 갈릴 여지가 있는 만큼, 고시로 위임할 게 아니라 구속력 있는 법률이나 법규명령 개정으로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어.2

그 전에 풀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있어. 고영향 AI인지 판단하려면 먼저 그 모델이 법상 ‘AI시스템’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야 해. AI기본법 제2조는 AI시스템의 요건으로 ‘다양한 수준의 자율성·적응성’ 등을 규정하고 있어. 자율성은 사람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운영될 수 있는 것을, 적응성은 초기 개발 후에도 기계학습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특성을 뜻해.

법무법인태평양 강지원 변호사는 이 자율성·적응성의 범위 자체가 불명확해서 사업자가 자기 시스템이 여기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어. 가이드라인에 적응성 기준을 더 구체화하고, 지원 데스크에 쌓인 실제 문의 사례를 반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야.3

다음에 볼 것

과기정통부 ‘AI기본법 제도개선 연구반’이 투명성 의무 조항 등 주요 쟁점을 논의 중이고, 지원 데스크에 쌓인 현장 질의와 이 연구반 논의를 토대로 제도 개선 과제를 검토할 방침이야.1 국회에 올라간 표시 의무 개정안이 소관 위원회를 통과하는지, 연구반 논의가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야.

각주

  1. 전자신문, 「AI기본법 곳곳 ‘해석 공백’…워터마크·고영향AI 혼선 여전」(2026-09-28) 기사 ↩︎ ↩︎2 ↩︎3 ↩︎4 ↩︎5 ↩︎6 ↩︎7 ↩︎8

  2. 전자신문,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AI기본법 곳곳 ‘해석 공백’…워터마크·고영향AI 혼선 여전」(2026-09-28) 기사 ↩︎

  3. 전자신문, 강지원 법무법인태평양 변호사 인터뷰, 「AI기본법 곳곳 ‘해석 공백’…워터마크·고영향AI 혼선 여전」(2026-09-28) 기사 ↩︎